오 월
피천득
오월은
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
스믈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
하얀 손 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 가락지다
오월은
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다
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
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
연한 녹색은
나날이 번져가고 있다
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
머문 듯 가는 것이
세월인 것을
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
그리고 태양은
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
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
지금 가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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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월을 시작하며
발견한 시 한편!!!
누구나 그러하듯이
시 한편에서
팍!! 꽂히는 구절이 있지요
위 시에서,
"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
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!!!!"
아~~~~
절창입니당!!!!
- 사진 ·글 : 성현주 -